[강민석의 시선] “이게 무슨 말이지?”



(대전=굿모닝타임스) 강민석 기자 = 영어를 기반으로 한 외래어의 무분별한 사용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흐름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이 문제를 한 번 더 짚어보고자 한다.


봄을 맞아 전국 지자체와 각 기관에서 다양한 축제와 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이에 발맞춰 대전시도 곳곳에서 활기찬 봄맞이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대전 서구는 오는 10일부터 11일까지 탄방동 로데오거리 일원에서 ‘2026 대전 서구 아트페어(ART FAIR) 아트스프링(ART SPRING)’ 축제를 개최한다. 이 행사는 지역 청년들이 참여하는 문화예술 축제로, 올해로 세 번째를 맞는다. 청년 작가들에게는 자신의 작품을 알릴 수 있는 무대가 되고, 인근 주민들에게는 일상 속에서 예술을 접할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문제는 이 축제를 홍보하기 위해 내건 현수막이나 구청의 보도자료에서 행사 명칭이 과도하게 영어 기반 외래어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2026 대전 서구...’ 뒤에 붙는 ‘아트페어’나 ‘아트스프링’ 등 명칭은 모두 영어에서 온 외래어다.


국제화 시대에 이러한 문제 제기가 다소 사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말로 충분히 표현할 수 있음에도 영어를 지나치게 사용하는 관행은 한 번쯤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아트페어(ART FAIR)’는 미술 작품을 사고파는 전시회를 의미하고, ‘아트스프링(ART SPRING)’ 역시 특정 행사나 프로젝트 명칭으로 흔히 쓰이는 표현이다. 하지만 두 용어 모두 노년층이나 일반 시민에게는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외래어다.


물론 문화예술 분야는 국제 교류가 활발한 영역이기에 일정 수준의 외래어 사용은 불가피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원어를 사용하는 것이 더 세련되고 전문적으로 보일 뿐 아니라, 의미 전달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명칭을 영어로 포장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미술장터’나 ‘봄 예술제’처럼 우리말로도 충분히 풀어 쓸 수 있는 표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래어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순수한 우리말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이 같은 외래어 사용 문제는 비단 서구청만의 일이 아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관행처럼 굳어진 현상이며, 외래어 사용은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흐름이기도 하다.


또한 영어 기반의 외래어는 세련되거나 전문적인 느낌을 주기 때문에 기업이나 행정, 마케팅 분야에서 선호되는 경향이 있다.


언어는 곧 힘이라는 말이 있다. 비록 지금은 사라졌지만 라틴어는 고대 로마 제국의 공식어였다. 라틴어는 당시 대표적인 공용어였고, 이탈리아를 비롯해 유럽 전역에서 사용했던 공용어였다. 


세계 패권을 쥐고 있는 미국의 언어, 영어가 전 세계 공용어처럼 쓰이는 현실에서 영어 사용은 자연스러운 흐름일 수 있다. 그렇다고 우리말을 사용할 수 있음에도 단지 홍보에 적합하지 않다거나 용어가 세련되지 못하다는 이유로 외면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마케팅 전략은 오히려 기존의 틀을 깨는 역발상의 접근이 요구되기도 한다. 

작성 2026.04.06 14:19 수정 2026.04.07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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